한줄 소개
메이플향이 첨가된 풍부한 바디감의 실론-기문 블렌드 홍차. 잉글리시 블랙퍼스트가 아닌 캐나다 블랙퍼스트라서 신선.
(박스에는 '홍차, 자연향료, 인공향료가 첨가되었다'는 아주 쿨한 설명이 짤막하게 적혀있다.)
기문[keemun, 祁門]
중국 안후이성 서남부에 위치한 기문 지방에서 주로 생산되는 홍차. 다르질링, 우바와 함께 세계 3대 홍차로 인정받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귀족들만이 즐기는 고급차로 취급되었다. 주황빛이 도는 찻물색에 은은하고 부드러운 맛이 난다. 그을음향이 있는 독특한 홍차로 사탕향 또는 사과향이 난다고도 하며 저장된 것에서는 난꽃 향기가 난다. 향이 오래 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얼그레이 홍차나 각종 향차(Flavored Tea)의 기본으로 많이 사용된다.
실론[Ceylon black tea]
스리랑카에서 생산되는 홍차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1972년 전까지는 스리랑카가 실론으로 불리었기 때문에 실론 홍차라는 이름이 붙었다. 해발 고도가 다른 여러 곳의 다원에서 길러지며, 서로 다른 다원에서 생산된 실론 홍차는 그 향과 맛이 다르다. 19세기 초반까지 스리랑카에서는 커피를 많이 재배하였다. 그런데 1870년대 말, 커피나무를 고사시키는 치명적인 균이 유행하여, 그 이후로 차를 주로 재배하게 되었다.
(출처: 두산백과, 위키피디아)
구매 경로
캐나다에 거주했던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선물
육안관찰
달큰한 메이플시럽향이 엄청 강해서 가까이 코를 대고 맡으면 살짝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이다. 메이플시럽에 익숙해질 무렵이면 예의 익숙한 홍차 향이 난다. 육안으로 종이 안의 원료를 들여다봤을 때는 검정색이 많아서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검은 알갱이가 곱게 분쇄되어 들어있는데 아마도 대부분이 홍차잎일 것으로 추정된다.
음용법
96~100도 사이의 뜨거운 물에 3~5분간 우린다
주관적 후기
Murchie's 머치스는 1894년에 런칭되어 무려 120년을 넘긴 전통있는 차 브랜드라고 한다. 캐나다를 가본 적 없는 내겐 매우 생소한 브랜드였지만 빅토리아주의 Murchie's fine tea & coffee 카페 사진을 찾아보니 캐나다에서는 얼마나 유서 깊고 유명한 브랜드일지 감이 잡힌다.
이제 티백을 물에 넣어보려 한다. 이때 특이한 점은 티백을 빼내는 실도 없고 몇 리터에 우리라는 것도 안 정해져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맛이 강하므로 연해질 때까지 오래도록 우려가며 마시라는 의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즉 이 차는 작은 찻잔에 티백을 넣고 바로 빼는 방법보다는, 물병에 넣고 오래도록 우려 마시는 방법이 더 적합할 거라는 것이 나의 추측이다. 그러니 실도 필요없고 굳이 물의 용량을 정해주지도 않는 것 아닐까?
물 250ml 가량에 넣고 3분 후 마셔보니 맛 자체가 엄청 강하다. 그러다보니 가볍고 개운한 느낌은 아니지만 풍미가 강렬한 점이 나름대로 마음에 들어서 일단은 적은 양의 물에 계속 마셔보기로 한다. 전체적으로 홍차와 메이플시럽이 양대산맥처럼 강한 존재감을 뽐내는 차이다. 느껴지는 것이 둘뿐만인 차라 어찌보면 투박한 차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근본에 충실한 차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묵직하게 깔리는 홍차를 메이플시럽이 풍부하게 감싸주기 때문에 홍차의 떫은 맛이 많이 중화되고, 맛은 결코 달지 않지만 향이 꽤나 따뜻하고 달다. 포근하고 달콤한 느낌의 메이플시럽향 덕분에 시나몬만큼이나 겨울이나 추운 날씨에 매우 어울리는 차라고 할 수 있겠다.
홍차가 떫은 맛이 있어서 오래 우리거나 식은 것을 마실 때 좀 힘들 때가 종종 있는데, 캐나다 블랙퍼스트는 메이플시럽향이 그 부분을 많이 보완해주지 않을까 예상했다. 그리고 식은 차를 마셔보니 실제로도 떫은 감은 많이 잡힌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메이플시럽의 향이 너무 묵직하다보니 적은 양의 물에 타마시면 금방 질려서 식은 차까지 마시고 싶지가 않아진다. 1리터 이상의 물에 보리차 타마시듯 오래 넣고 향을 은근하게 풀어마시는 방법을 추천한다.